〈앵커〉
경기 수원 일대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. 피해자들은 전세 사기를 피하기 위해 보증보험 특약도 맺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.
왜 그런 건지 제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〈기자〉
2년 전 경기 수원시에서 보증금 1억 7천만 원짜리 빌라를 전세 계약한 20대 A 씨.
계약 만료 2주 전 갑자기 집주인과 연락이 끊겼습니다.
[A 씨/전세 사기 피해자 : 제가 뭐 사치를 부렸다거나 코인을 했다거나 이런 것도 아니고, 내가 그 돈을 모아본 적도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갚아야 하지….]
아직 계약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나머지 15세대 역시 예비 피해자, 계약 당시 건물에 근저당이 많은 게 불안했는데 공인중개사가 적극적으로 안심시켜 줬습니다.
[A 씨/전세 사기 피해자 : (공인중개사가) '요즘 신축빌라 이 정도는 (근저당) 다 있다. 건물가액이 훨씬 높으니까 걱정하지 말아라'고. 그걸 믿었죠, 저는 그냥 바보같이.]
보증보험 미가입이 찜찜해 '특약'으로 명기한 세입자들도 예외 없이 피해를 봤습니다.
계약서에 '임대인이 보증보험 가입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한다'는 특약을 넣은 겁니다.
[B 씨/전세 사기 피해자 : 임대인도 '내가 보증보험 가입해 줄게' 해서, 그럼 특약에 넣어달라. (임대인이) 특약에 넣어 준다는 거예요. 강제 조항이 아니잖아요.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.]
법적 효력은 있다지만 결국 소송을 해야 합니다.
[최은영/한국도시연구소장 : '표준 계약서에 특약을 걸어라' 이런 정부 대책이 얼마나 작동하지 않는가 보여주는 것 같아요. 대항력 유지가 안 되기 때문에 후순위(임차인)는 한 푼도 못 받고 그냥 쫓겨난다.]
피해 매물 중개가 집중된 공인중개사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.
[공인중개사 : (위험해 보인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하던데.) 솔직히 저희도 지금 와서 보면 좀 방심하지 않았나. 혼자서 한 사기가 될 수가 없는 거예요. 다 판을 깔아준 거예요, 정부가. 은행에서 대출을 막 해주고.]
전세가 보증금 상한제, 다주택 임대인 정보 공개 등 전세의 제도적 허점 보완 없이는 유사한 유형의 피해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.
(영상편집 : 조무환, VJ : 박현우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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