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붕만 보이는 비닐하우스.
호수처럼 보이는 밭, 임진강 물이 불어나면서 저지대 논밭이 완전히 잠겨버렸습니다.
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.
한 주민은 저온저장고의 위치를 바로 잡느라 분주합니다.
["저쪽에 있는 건데 이리로 물에 떠내려 왔어. 전기선 때문에 안 떠내려가고 여기 걸려 있는 거야."]
창고 뒤로 가 봤습니다.
떠밀려온 저온저장고의 모습이 위태로워보입니다.
[박덕재/경기 연천군 군남면 : "99년 이후에 처음이야, 이게. 순수하게 비 와가지고 저기된 건 처음이야."]
물에 잠겼던 비닐하우스의 농작물은 모두 버릴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.
비닐하우스도 다시 지어야 할 상황입니다.
[최성빈/경기 연천군 군남면 : "비닐하우스가 물이 자연적으로 올라가니까 밑의 압력에 의해서 비닐들이 다 망가져 버렸어요. 찢어지지만 않았을 뿐이지 저렇게 다 늘어나서 다 못 써요."]
임진강 하류 쪽으로 30km 정도 더 내려가 봤습니다.
마을로 진입하는 도로가 침수됐습니다.
이른 아침 이 곳을 지나던 버스는 여전히 물에 잠겨 있습니다.
구조되기 전까지 운전자와 승객 등 5명이 30분 동안 두려움에 떨었던 곳입니다.
뉴스를 보고 친정집이 걱정돼 경기도 부천에서 달려온 딸은 마을 진입로가 잠겨 먼 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.
["(친정집 걱정돼서 오신 거예요? 전화하니까 뭐래요?) 물이 찼다고 그러더라고요. 앞 마당까지 찼대요. 물이..."]
이웃 마을 진입로도 물에 완전히 잠겼습니다.
차량들은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해가며 겨우 오고 갑니다.
버스로 읍내를 오가던 주민들은 모두 발이 묶였습니다.
["못 나가잖아요, 지금. (고립된 거예요, 지금.) 문산도 못 나가고 있죠. 버스 뿐만 아니라 차도 못 갖고 나가..."]
1999년 이후 최악의 물난리로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샜던 연천과 파주 지역 주민들은 계속되는 폭우 예보에 또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.
KBS 뉴스 황진우입니다.
촬영기자:김한빈/영상편집:안재욱
#연천 #파주 #물난리